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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첫 문장을 쓰지 않으면 시작하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feat. 시인이 써주는 첫 문장 쓰기)

by ♪⁠┌⁠|⁠∵⁠|⁠┘⁠♪└⁠|⁠∵⁠|⁠┐⁠♪ 2023. 6. 27.

여러분은 첫 문장을 쓰는 게 쉽나요? 저는 시작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사실 답은 간단합니다. 굳이 처음부터 쓰려는 집착을 버리고 글을 쭉 쓰다가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처음에 넣으면 시작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이 더 있습니다. 내가 안 쓰면 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제가 지금 하는 글쓰기 챌린지는 원래 하루에 하나씩 쓰는 것입니다. 저는 1일 차 대신 첫 번째로 바꾸어, 하고 싶을 때 했지요. 『글쓰기가 만만해지는 하루 10분 메모 글쓰기』에서는 이제 1주 차가 끝난 겁니다. 1주 차에서는 잠들어 있던 글쓰기 근육을 깨우는 게 목표였습니다. 2주 차는 저같이 글쓰기의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입니다. 

 

저를 비롯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대다수 사람은 첫 문장을 나중에 쓰라고 해도 습관이 되어 있습니다. 이를 고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첫 문장 쓰기의 두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2주 차에서는 남이 쓴 문장으로 시작하는 연습을 합니다.

 

글쓰기 챌린지 여덟 번째, '시'를 활용해 글을 시작하기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시인의 시 한 편을 읽고, 인상적인 부분(3~5줄 또는 한 단락)을 필사한 후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 그 문장을 첫 문장 삼아 글을 쓴다. 이때 시의 내용이나 발췌한 부분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생각을 비교해 보고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도 써보자.

<벼룩>

그래 벼룩에게도 역시 밤은 길겠지.

밤은 분명 외로울 거야.

이사(18세기 일본 선승)

 

그래 벼룩에게도 역시 밤은 길겠지. 밤은 분명 외로울 거야. 시인이 벼룩에 자신을 투영한다. 어찌 이리 간결한 표현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침투할까. 누구나 외롭다. 누군가는 드러내고, 누군가는 숨기고, 누군가는 들킬 뿐이지만 말이다. 외롭다는 사실을 들키면 나를 약하게 볼까 봐 숨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리든, 늙든 깨달음은 온다. 외로움을 인정하는 것, 그것은 약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님을. 인간에게 외로움은 당연한 것임을. 인정하고 끌어안을 때, 거기서 강인함이 나온다는 사실을. 


 

 

발췌한 내용을 찾으려고 시집을 뒤져 읽다가 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네요. 한참을 읽다 돌아왔습니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글은 어떤 형식으로 표현되든 참 매력 있습니다. 첫 문장으로 시를 쓰니 정말로 더 쉽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시 자체가 매력적이다 보니, 떠오르는 생각을 덧붙이기도 쉽네요. 시인이 써주는 첫 문장 쓰기로 두려움 극복하기 성공적입니다. 글쓰기 챌린지 8번째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