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열여섯 번째입니다. 오늘은 풍경 사진을 이용한 메모입니다. 저는 사진 찍기 좋아하지만, 딱히 사진에 대한 글을 쓰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날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겠죠?
누군가 그랬다고 합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그렇다고 남는 게 사진밖에 없지는 않겠지만, 사진을 보면 장면 장면들이 떠올라 그날로 쉽게 돌아가기에 참 좋은 도구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메모는 더 특별하지 않나 싶네요.
휴대폰 속 사진 중 풍경 사진 한 장을 소환한다. 사진 속 풍경을 찍은 날을 기억하며 그날의 에피소드와 풍경에 대해 메모한다.
1. 이곳은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 함박눈이 내린다. 겨울이면 더더욱 여기가 시골같이 느껴지는 이유다. 지금 내리는 이 눈은 반나절만 지나도 길가의 쓰레기가 되겠지만, 어떤가? 지금, 이 순간 최고로 이쁜 것을. 한 명, 두 명, 세 명. 아이들이 창문 가에서 내리는 눈을 발견하고 뛰어나온다. 전쟁이 시작된다. 거기서 또 한 번 추억에 잠긴다. 내 어린 시절, 눈싸움하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자그마한 눈을 굴려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던 그날이 생각난다. 잠시 추억에 잠겼다 돌아오면 눈앞에 아이들이 보인다. 저 아이들도 나중에 현실이 팍팍할 때 눈을 보면 잠시 잠깐이라도 이때를 추억할 순간이 오겠지. 오늘의 즐거움은 이내 추억이 된다.
2.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여긴 초등학교 저학년 때 특별한 날 우리 같이 놀러 갔던 곳이었지. 나는 이렇게 넷이 어울려 노는 게 좋았다.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장소, 돌이킬 수 없는 관계지만 아직도 이 사진을 보면 상상 속에서 그리로 소환된다. 그때도 나는 걱정이 많은 아이였다. 하지만 너희와 노는 게 너무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옥상에서 대형 대야에 세제를 풀어 비눗방울을 불던 그날도, 가족들이 다 모여 바다를 갔던 그날도, 너와 나의 졸업식 때도, 어디를 가든 항상 함께였지. 지금은 다 따로 떨어져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지만 내게는 아름다운 추억인 그대들과 이 장소를 사랑한다.
풍경 사진을 보면 추억을 끄집어내기 참 쉬운 것 같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오늘 갑자기 그리운 시절을 추억하게 되네요. 여기서 글쓰기 챌린지 16번째, 풍경 사진을 이용한 메모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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