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네 번째입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글쓰기인데요. 제가 첫 글에서 말씀드렸던 프리 라이팅 기억하십니까? 해방감을 느끼게 해 준 그 프리 라이팅이 맞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글 쓰는 것을 여기서도 하게 되네요.
준비 단계에서 체크했던 나만의 절대시간에 알람을 맞춰둔다. 알림이 울리면 타이머를 10분으로 맞춰두고 끝날 때까지 집중해서 의식의 흐름대로 메모한다. 떠오르는 단상도 좋고, 그 순간에 하고 있던 생각도 좋다. 어떤 특정한 날의 기억도 좋다. 무조건, 10분간, 꼼짝하지 않고 쓰는 것이 포인트다.
시작. 오랜만에 프리 라이팅을 해본다. 글을 쓸 때 공개하는 게 힘들었다. 사실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마음이다. 보는 사람이 없다. 슬픈 일인가. 어쨌든 이렇게 글쓰기를 시작하게 됐으니 그래도 계속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아아아아 생각이 안 난다. 뭘 써야 할까? 요즘에는 사람들이 궁금한 게 뭔지가 궁금하다. 내가 궁금한 것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아 베개가 보인다. 옆에는 마우스가 있고. 오늘은 커피 맛 롤케이크를 먹었다. 뚜레쥬르 거다. 건포도가 안 들어있어서 참 좋다. 커피는 없다. 네 조각을 먹으니 느끼해졌지만, 물을 마셨다. 요즘에 벌레가 왜 이렇게 많을까? 매일매일 죽지도 않고 나타나 신경에 거슬리게 한다. 티스토리 블로그는 내가 신경 써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지속이란 게 참 어렵겠다. 1일 1 포스팅 이상 하자고 마음먹었지만, 그것마저 힘들다. 다른 거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는데 블로그에 들어오기도 쉽지 않고 쓰기 버튼을 누르는 게 두렵다. 옆에 책이 보인다. 요즘 밀리의 서재를 통해 책을 보고 있는데 책이 확실히 내가 살짝만 들여다보고 싶을 때마다 눌러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예전에 보고 싶은 게 있어서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건 미국 드라마 원작 소설이라 그런지 밀리에는 없었다. 옆에 또 책이 보인다. 하루키의 여행법. 퓰리처 글쓰기 수업. 책은 많은데 언제 다 읽지? 옆에 보이는 거 나열하는 거 보니 할 말 또 떨어졌나 보다. 밖에는 아주머니들 수다 떠는소리가 들린다. 음음..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저것도 5권 합본으로 표지가 이쁘게 나와서 구매했는데 너무 두꺼워서 펼치기 두려운 책이다. 집에 학생 때 산 여러 나라 정보가 들어있는 전집이 있다. 산 날 펼쳐보고 오랜 세월이 흘러 색이 바랬다. 저 책은 저러려고 태어났을까? 내가 괜히 책 욕심이 많아서 쌓아두고 색이 바랜 책이 몇 권일까? 책들의 운명이 불행해지는 것 같다. 다른 책들도 볼 때 소중하게 보는데 그게 책을 위한 걸까? 책은 험하게 보는 게 좋을까? 아직도 깨끗하게 보는 습관을 못 고친 것 같다. 벌레들은 분명히 죽는데 왜 다음날 똑같은 애들이 나와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 10분 끝.
다 썼습니다. 오랜만에 해보니 재밌네요. 컴퓨터로 써 본 건 처음이었는데 나쁘지 않네요. 그래도 중간에 한 번씩 막히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제가 무슨 말을 이러쿵저러쿵 적어놨는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글이긴 합니다. 예전에도 다 써놓고 '저게 뭐지?' 이러고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자기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도 있고, 글쓰기 연습도 되니 여러분도 한 번씩 의식의 흐름대로 글쓰기를 해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글쓰기 챌린지 4번째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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